학교폭력 피해자인데 상대 학생이 맞신고를 했다면 쌍방으로 처리될까?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인데 상대 학생이 맞신고를 했습니다. 쌍방으로 처리되나요?
학교에 학교폭력을 신고하고 사안조사를 기다리는데, 상대 학생 측에서도 우리 아이를 신고했다는 연락이 오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서로 잘못한 것으로 정리되는 건지, 우리 아이도 가해학생이 되는 건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교폭력예방법은 쌍방 학폭을 별도의 유형으로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맞신고가 들어오면 두 학생의 행위가 각각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각각 어떤 조치가 적정한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서로 주고받았다고 해서 상쇄되지 않고, 상대가 먼저 했다는 사정은 교육부 고시가 정한 판단 요소에 독립된 항목이 없습니다. 한편 내 아이가 실제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라는 지위는 맞신고가 들어와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쌍방 사안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누가 먼저 신고했느냐가 아니라, 각자의 행위가 심각성·지속성·고의성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그것을 자료로 얼마나 뒷받침했느냐입니다.
쌍방 학폭이라는 유형이 따로 있나요?
법은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모욕,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제2조 제1호). 가해학생은 학교폭력을 행사하거나 가담한 학생, 피해학생은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입니다(같은 조 제3호·제4호).
정의 어디에도 쌍방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한 사안에서 두 학생이 각자 상대에게 행위를 했다면 각자의 행위가 학교폭력의 요건을 갖췄는지 별도로 판단하고, 한 학생이 어느 행위에서는 피해학생이고 다른 행위에서는 가해학생이 될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쌍방으로 정리되면 서로 조치가 가벼워진다"는 기대도, "맞신고하면 내 아이만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는 기대도 법 문언에서 곧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맞신고가 들어오면 학교는 어떤 순서로 움직이나요?
단계 | 내용 | 근거 |
인지 |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하면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이 가해·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전담기구가 학교장 자체해결에 부칠지를 심의합니다. | 법 제14조 제4항 |
접촉·보복 금지 |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보복행위 금지 조치를 해야 합니다. | 법 제17조 제4항 |
자체해결 여부 | 경미한 사안이고 피해학생 측이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으면 학교장이 자체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법 제13조의2 |
심의위원회 | 회의가 소집되면 교육장이 일시·장소·안건을 통지하고, 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 조치와 피해학생 보호조치를 교육장에게 요청합니다. 요청 전 당사자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줍니다. | 법 제13조 제4항, 제16조, 제17조 제8항 |
조치 | 요청이 있으면 교육장은 가해학생 조치를 14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 법 제17조 제9항 |
맞신고는 이 순서에 새로운 변수를 더합니다. 두 학생 모두 조사 대상이 되고, 각각의 사안조사 결과가 심의위원회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전담기구는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책임교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되며 학부모가 3분의 1 이상이어야 합니다(제14조 제3항).
학교장 자체해결로 끝날 수 있나요?
법 제13조의2 제1항은 다음 네 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경미한 사안에서 피해학생 및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을 때 학교장이 자체 해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을 것
•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되었거나 복구 약속이 있을 것
•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
• 신고·진술·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닐 것
맞신고 사안에서는 마지막 요건을 주의해서 보셔야 합니다. 먼저 신고한 쪽에 대한 보복으로 평가될 만한 연락이나 게시물이 오갔다면 자체해결의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또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요청하는 이유가 협박이나 보복행위인 경우에는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조치를 함께 부과하거나 조치 내용을 가중할 수 있습니다(제17조 제2항). 맞신고가 보복행위로 평가되는지는 신고 경위와 내용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자체해결은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고,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전담기구가 경중을 서면으로 확인·심의하는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합니다(제13조의2 제2항).
조치 수위는 무엇을 보고 정해지나요?
가해학생 조치는 시행령 제19조가 정한 고려사항에 따라 정해집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조치로 인한 선도 가능성, 가해학생 측과 피해학생 측의 화해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입니다. 세부 기준은 교육부 고시(2020년 5월 1일 개정)의 별표가 정합니다.
별표는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 정도·화해 정도의 다섯 가지를 기본 판단 요소로 두고 각각 0점에서 4점으로 판정합니다.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는 반성이나 화해가 없을수록 높은 점수로 판정하는 방식입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무거운 조치가 적용되는 구조이고,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16~20점: 전학(8호) 또는 퇴학처분(9호)
• 13~15점: 학급교체(7호)
• 10~12점: 출석정지(6호)
• 7~9점: 사회봉사(4호)
• 4~6점: 학교에서의 봉사(3호)
• 1~3점: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1호)
2호(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와 5호(특별교육·심리치료)는 심의위원회가 의결하는 경우에 부과합니다.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게는 적용하지 않습니다(법 제17조 제1항 단서). 다만 심의위원회는 점수에 따른 조치에도 불구하고 선도 가능성과 피해학생 보호를 고려해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어, 점수표만으로 결과를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쌍방 사안의 쟁점이 드러납니다. 고시의 판단 요소에는 상대가 먼저 도발했는지가 독립된 항목으로 없습니다. 따라서 "먼저 시작한 쪽은 저쪽"이라는 주장은 그 자체로 점수를 낮추는 근거가 되지 않고, 내 아이의 행위가 즉흥적 대응이었는지(고의성), 언제 시작해 얼마나 이어졌는지(지속성)를 설명하는 사실로 자료에 담겨야 의미가 생깁니다. 반대로 상대가 먼저 했더라도 내 아이의 행위가 더 심하거나 더 오래 이어졌다면 내 아이의 점수가 더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맞신고를 당해도 피해학생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요양, 학급교체 등을 교육장에게 요청할 수 있고(법 제16조 제1항), 요청이 있으면 교육장은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7일 이내에 조치합니다(같은 조 제3항). 전문단체나 전문가로부터 상담·치료를 받는 비용은 가해학생의 보호자가 부담합니다(제6항).
맞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정만으로 피해학생 지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법이 보호하는 대상은 실제로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므로, 피해 사실을 입증할 자료는 처음부터 갖춰 두셔야 합니다.
맞신고를 하거나 당했을 때 먼저 점검할 것은 무엇인가요?
1. 상대 신고의 내용과 시점: 어떤 행위를 신고했는지, 학교가 언제 인지했는지 확인합니다. 내가 먼저 신고한 뒤 접수된 것이라면 그 순서도 자료로 남습니다.
2. 우리 아이의 진술과 증거의 일치: 메신저 대화, 통화 기록, 진단서, 목격 학생의 진술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 날짜순으로 정리합니다. 캡처 한 장보다 누가 언제부터 시작해 몇 번 오갔는지가 이어져 보여야 지속성과 고의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3. 맞신고가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지 않는지: 감정적으로 낸 신고서는 내 아이의 기존 진술과 어긋나는 내용을 만들 수 있습니다.
4. 자체해결 요건에 걸리는 사안인지: 위 네 가지 요건을 상대 신고에 적용해 봅니다.
5. 직접 연락하지 않기: 접촉·보복 금지 조치가 이미 있을 수 있으므로 상대 학생이나 부모에게 직접 항의하기보다 학교를 통해 연락 방법을 정합니다.
6. 의견진술 준비: 심의위원회는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가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줍니다(제17조 제8항). 이 자리에서 말할 내용을 미리 정리해 둡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로 사과하고 끝내면 조치를 받지 않나요?
화해 정도는 조치 수위의 판단 요소일 뿐 조치를 면하게 하는 사유는 아닙니다. 자체해결은 요건을 모두 갖추고 피해학생 측이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을 때에 한합니다.
Q. 맞신고하면 내 아이가 불리해지나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신고의 근거가 되는 사실과 자료가 있는지, 먼저 신고한 쪽에 대한 보복으로 보일 사정이 없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은 학교폭력을 신고한 사람에게 신고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어(제20조 제5항) 신고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점검할 것은 신고서를 내는 일이 아니라 우리 쪽 자료가 어디까지 갖춰져 있는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서면을 내기 전에 검토가 필요합니다
상대 학생이 맞신고를 한 뒤 학교에서 사안조사 일정을 통보했거나,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가 여러 대화방에 흩어져 있거나, 진단서가 있어 2주 이상의 치료가 문제 되는 사안이라면 사안조사 보고서가 작성되기 전에 자료를 정리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에서 받은 통지서와 대화 기록 원본, 진단서가 있다면 함께 준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