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학습 사고로 학부모가 고소를 예고했다면, 인솔교사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현장체험학습 중 학생이 다쳤다면, 인솔교사는 형사책임까지 지게 될까요?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뒤 학부모가 "누구 책임인지 분명히 밝혀 달라"고 요구하더니,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연락까지 순식간이었을 겁니다. 학생이 다친 일이 가장 마음 아픈 일인데, 교사에게는 그 직후부터 또 하나의 절차가 시작되는데요.
그래서 학생이 다쳤다는 사실만으로 인솔교사가 처벌되는 것인지 걱정되실 분들에게 답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은 사고를 미리 내다볼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가 함께 인정될 때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학교안전법 제10조 제5항은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서, 사전 준비와 사고 직후의 기록이 방어의 중심에 놓입니다.
현장체험학습 중 일어난 사고도 학교안전사고로 보나요?
학교안전법 제2조는 학교장의 관리·감독 아래 학교 안팎에서 이뤄지는 수업, 수련활동,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활동을 '교육활동'으로 정하고, 교육활동 중 학생이나 교직원의 생명·신체에 피해를 준 모든 사고를 학교안전사고로 규정합니다. 장소가 학교 밖이어도 학교장이 계획하고 관리하는 활동이면 이 법의 적용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법에 학생 보상 제도뿐 아니라 교사의 안전조치 의무와 책임 면제 규정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다치면 어떤 요건을 갖췄을 때 처벌 대상이 되나요?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세 가지가 차례로 따져집니다.
• 예견가능성: 그 상황에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는지
• 결과회피가능성: 알 수 있었다면 맡은 임무 안에서 막을 조치가 가능했는지
• 인과관계: 주의의무를 어긴 점과 학생의 피해 사이에 실제로 연결이 있는지
교사 사건은 아니지만, 과실의 기준을 보여주는 판결이 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이 문제 된 사건에서 부산지방법원은 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적인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삼아야 하고, 책임자의 지위만 강조해 과도한 주의의무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교사가 임의로 가스난로를 옮겨 쓸 것까지 원장이 예견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01. 8. 28. 선고 2001노696 판결, 확정).
대법원도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수영장에서 물놀이 중 사망한 사건에서, 사망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요원과 관리책임자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02. 4. 9. 선고 2001도6601 판결). 과실이 있었다는 점과 그 과실 때문에 결과가 생겼다는 점은 따로 증명돼야 한다는 취지로 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고라도 담임교사와 보조 인력의 책임이 달라질 수 있나요?
학교안전법 제10조의4는 학교장이 학교 밖 교육활동에서 인솔교사를 돕는 보조인력을 둘 수 있다고 정하고, 제10조 제4항은 학교장과 인솔교사가 사고나 위급상황에서 지침에 따라 즉시 안전조치를 하고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합니다. 제10조 제5항의 책임 면제 대상에는 학교장, 교직원과 함께 이 보조인력도 들어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판단 기준은 이것입니다. 교사의 형사책임은 현장에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사고를 미리 내다볼 수 있었는지와 맡은 임무 안에서 막을 수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법이 인솔교사와 보조인력을 구분해 둔 것도 역할에 따라 요구되는 주의의 범위가 다르다는 전제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역할이 다르다는 사정이 곧 면책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특정 학생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전달받았는지, 어떤 임무를 배정받았는지에 따라 예견가능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와 고소 전후, 무엇부터 챙겨야 하나요?
시점 | 확인할 것 | 이유 |
사고 직후 | 구호·이송, 지침에 따른 안전조치, 학교장과 교육청 보고 | 제10조 제4항이 즉시 조치와 즉시 보고를 요구합니다 |
사고 당일 | 시간순 경위, 현장 인력 배치, 담당 구역 | 맡은 임무의 범위가 곧 주의의무의 범위가 됩니다 |
며칠 안 | 사전 답사, 안전 교육 실시 내용, 조 편성, 학부모가 전달한 건강 정보 | 안전조치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보여줄 자료입니다 |
진술 전 | 경위서와 진술서의 사실관계 일치 | 학교 제출 서류와 수사 진술이 어긋나면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분명합니다. 기록을 사후에 고치거나 보태는 것, 동료 교사와 진술을 맞추는 것, 학부모와 대화하면서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이후 절차에서 가장 불리하게 작용하기 쉽습니다.
형사 절차 말고 민사 책임과 학생 보상은 어떻게 되나요?
학생 치료비는 학교안전공제회의 공제급여 제도(같은 법 제34조)가 별도로 있어서 소송과 별개로 진행됩니다. 민사 책임은 학교 설립 형태에 따라 근거가 갈립니다. 국공립학교 교사의 직무상 불법행위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하고, 교사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을 때에 한해 책임을 집니다. 이때 예견가능성은 학생의 연령, 사회적 경험, 판단능력을 고려해 판단합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 사립학교라면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 근거가 되는 구조입니다.
학교 차원의 준비도 책임 판단에 들어갑니다. 중학교 입학 예정자가 축구부 합숙훈련 중 급성심장사로 장해를 입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훈련 일정과 응급구호체계 미비 등으로 학교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3다37722 판결). 개별 교사의 판단만이 아니라 학교의 사전 준비와 응급 대응 체계가 함께 살펴진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소를 당하면 곧바로 처벌을 받나요?
고소는 수사가 시작되는 계기일 뿐입니다. 예견가능성, 결과회피가능성, 인과관계 가운데 하나라도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제회에서 치료비가 지급되면 교사의 형사책임도 정리되나요?
공제급여는 학생의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이고, 교사의 과실 여부는 형법상 요건에 따라 별도로 판단됩니다. 둘은 서로 대신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그대로 써도 되나요?
사고 보고는 제10조 제4항에 따른 의무이므로 사실 중심으로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고소 가능성이 있다면 평가나 추측을 빼고, 이후 수사 진술과 어긋나지 않는지 제출 전에 점검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학부모가 형사고소를 예고했거나 이미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온 경우, 사고 당시 본인이 담임이었는지 보조 역할이었는지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 학생의 건강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았는지가 쟁점인 경우에는 보유한 기록을 기준으로 방어 방향을 먼저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