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아야 할 것
1) 학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해명하거나 사과 문자를 보내는 것 — 그 문자가 그대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잘못 없으니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며 준비 없이 조사받으러 가는 것 — 진술의 방향이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떠드는 아이를 타이르려고 목소리를 한 번 높였을 뿐인데, 며칠 뒤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는 선생님이 적지 않습니다. 당시 상황을 찍은 CCTV는 없고, 아이가 하는 말과 선생님이 하는 말은 정반대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조차 가늠이 안 되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고를 당했다는 사실과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법에서 말하는 정서적 학대는 아이의 마음 건강과 발달에 실제로 해를 끼칠 정도의 행위를 뜻하기 때문에, 한 번 목소리를 높인 정도의 지도만으로는 바로 학대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CCTV 같은 결정적 증거가 없더라도 학교나 기관에 남아 있는 다른 기록으로 얼마든지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신고와 혐의 인정이 왜 다른지, 정서적 학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CCTV 없이 무혐의를 받아낸 사건에서는 무엇이 쟁점이 됐는지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용어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신고는 누군가 "이건 학대다"라고 수사기관에 알리는 행위일 뿐,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반면 혐의 인정은 조사와 수사를 거쳐 실제로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 상태를 말합니다.
학부모가 "우리 아이가 선생님 때문에 겁먹었다"며 신고했더라도, 조사 결과 정당한 훈육이었다면 무혐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3호 단서는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신고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 즉 아동의 정신건강·발달을 해치는 행위는 금지 대상이며(제17조 제5호),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비교적 무거운 형이 예정돼 있습니다(제71조).
다만 법원은 어떤 행동이 정서적 학대인지 판단할 때 한 장면만 따로 떼어 보지 않습니다. 아래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판단 요소 | 확인 내용 |
평소 관계 | 선생님과 아이가 평소 어떤 관계였는지 |
당시 태도 | 지도 당시 선생님의 태도와 경위 |
아동의 상태 | 나이, 성격, 그날의 반응 |
정도·반복성 | 행위가 얼마나 심했고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
실제로 한 어린이집 교사가 특정 아동에게만 우유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서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대전고등법원 청주지원 2022. 10. 27. 선고 2021노109). 그 행동만으로 아이에게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학대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 역시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 하나만이 아니라, 그 행동에 학대의 고의가 있었는지와 실제로 아이의 발달에 해가 미쳤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단입니다.
교원에게는 법령과 학칙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권한이 인정됩니다(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 이때 쓸 수 있는 지도 방식은 조언·상담·주의·훈육·훈계 등으로 정해져 있고,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방식만큼은 명확히 금지돼 있습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40조의3).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도가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도 아니고, 거꾸로 아이가 그 순간 불쾌감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정서적 학대로 넘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판단은 그 장면 하나가 아니라, 그렇게 지도하게 된 배경과 방식·강도, 아이가 보인 반응,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는지까지 함께 놓고 이뤄집니다.
CCTV 같은 명백한 영상 증거가 없다고 해서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공립유치원에서 한 선생님이 떠드는 아동을 지도하다 목소리를 높였고, 이를 겁을 준 정서적 학대라며 고소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과 아이의 진술이 정반대였고 CCTV 같은 확실한 증거도 없었는데요.
이 사건에서는 영상 증거 대신 다음과 같은 자료를 모아 대응했습니다.
📌 아동의 출결 기록과 사진
📌 선생님과 학부모가 나눈 메시지
📌 동료 교사들의 사실확인서
📌 상담일지, 학부모 알림 발송 내역
그 결과 검찰은 지도 행위 자체는 있었다고 보면서도, 이를 정서적 학대로 볼 만한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영상이 없어도 기관에 남아 있는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모아 지도의 경위와 정도를 보여줄 수 있다면, 진술 하나만으로 결론이 굳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신고를 받으면 억울함부터 해명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신고 직후 며칠 동안의 행동이 이후 대응 방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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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아야 할 것
1) 학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해명하거나 사과 문자를 보내는 것 — 그 문자가 그대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잘못 없으니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며 준비 없이 조사받으러 가는 것 — 진술의 방향이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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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야 할 것
1) 신고 내용을 시간, 장소, 행동으로 나눠 정리하기
2) 이를 확인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기관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 (출결·상담기록, 지도 기록, 동료 교직원·학생 진술 등)
3) 문답서나 진술서를 쓰기 전에 진술 내용을 미리 점검하기
결국 아동학대 무혐의 여부는 하나의 진술이나 한 장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신고된 상황을 당시의 맥락 속에 다시 놓고, 기관에 남아 있는 객관적인 자료와 하나씩 맞춰보는 과정이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Q. 아이가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면 그 내용이 전부 사실로 인정되나요?
아닙니다. 진술이 구체적이라는 것과 그 내용이 사실로 인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진술의 경위와 일관성, 당시 시간·장소, 기관에 남은 객관적 기록과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억울해서 학부모에게 직접 해명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권하지 않습니다. 해명하려고 보낸 연락이나 사과 문자가 오히려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어, 신고 직후에는 학부모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Q. CCTV가 전혀 없으면 방법이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출결 기록, 학부모와의 메시지, 동료 교직원의 사실확인서, 상담일지 등 기관에 남아 있는 자료로도 지도의 경위와 정도를 소명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목소리를 높인 사실이 있어도 무조건 아동학대가 되나요?
아닙니다. 평소 관계, 당시 상황과 태도, 아동의 반응, 행위의 정도와 반복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지도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정서적 학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CCTV나 녹음 자료가 없어 진술 대립만 남아 있는 경우, 신고 내용에 여러 날짜·상황이 섞여 있어 사실관계를 혼자 정리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이미 학부모에게 해명 연락을 하는 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긴 경우라면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 중 하나에 해당한다면, 조속히 법률 조력을 구해 자료부터 함께 정리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